알바비로 소액주식 시작한 썰
저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주말마다 카페에서 알바를 하며 한 달에 세 번, 32만 원씩 알바비를 받았습니다.
작은 돈이라도 굴려 보고 싶었지만, 테슬라나 삼성전자처럼 비싼 주식은 ‘한 주도 못 사는’ 가격 장벽 때문에 늘 구경만 했습니다.
2025년 초, 증권사들이 소수점 거래와 평생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내세우면서 ‘이 정도면 나도 해볼 만하겠다’ 싶어 본격적으로 소액투자를 시작했고, 그 과정을 솔직하게 기록해보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같습니다.
소액이라 더 크게 느껴진 수수료 현실
처음엔 “한 주도 못 사니 소수점 거래면 되겠네” 하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소액투자의 적은 수익을 갉아먹는 건 수수료였습니다. 국내 증권사는 신규 고객에게 ‘거래 수수료 평생 0원’ 이벤트를 내걸지만, 실제로는 유관기관 비용과 매매 체결 수수료(0.0036396%)가 붙어 완전 무료는 아니었습니다. 알바비 32만 원 중 10만 원만 주식에 넣으면, 왕복 수수료가 고작 수십 원이라 무시할 수도 있지만, 월 4~5차례 사고팔기를 반복하면 수수료가 500~700원까지 늘어나 수익률을 0.5%p 이상 깎아먹더군요. 특히 해외주식은 증권사별로 기본 0.07% 수수료에 0.1%대 환전·환전우대율 차이까지 포함되니, 소액으로는 수익 전환 시점이 더 늦어졌습니다. 결국 해결책은 ‘매매 빈도 최소화’였습니다. 주당 20달러가 넘는 해외 ETF를 0.2주 단위로 살 수 있으니, 매수는 알바비 입금일 다음 날 한 번에, 매도는 목표 수익률 10% 도달 시 한 번에 처리하는 식으로 횟수를 줄였습니다. 수수료 이벤트는 시기에 따라 변동되므로, 계좌 개설 전 반드시 최근 고시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알바비 받자마자 ‘T+0’으로 쪼개 넣는 루틴
월급날 대신 알바비 지급 날짜가 불규칙하다 보니, 매달 10·20·30일처럼 고정일 자동이체가 무의미했습니다. 해결책은 ‘입금 알림 → 자동 분배’ 서비스였습니다. 카카오페이·토스 증권은 입금 알림을 받으면 설정된 비율로 자동 매수를 실행해 줍니다. 저는 알바비가 들어오면 40%는 RP형 CMA 잔고에 대기시켜 두고, 60%는 미국 ETF 세 종목(SPY·SCHD·QQQ)을 0.1주씩 나눠 매수하도록 설정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T+0(입금 당일)로도 분산 투자가 가능했고, 주가가 고점이든 저점이든 상관없이 ‘알바비 받자마자 투자’라는 루틴이 유지됐습니다. 궁금했던 점은 ‘소수점 배당’이었는데, 실제로는 소수점 보유 비율에 맞춰 1원 단위까지 들어오므로 배당락일마다 잔고가 소폭 늘어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단, 증권사마다 소수점 주문 가능 시간·시장(정규/장후 시간외)이 다르고, 배당 지급 시일이 지연될 수 있으니 사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첫 실패, 그리고 분산 투자의 교훈
소액투자라도 ‘몰빵’은 치명적이었습니다. 첫 달엔 전기차 테마주 한 종목에 6만 원을 몰아넣고, 15% 급락에 멘붕이 왔습니다. 손실액이 9,000원이라 금액만 보면 작은데, 알바 두 시간치 임금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심리적 타격이 컸습니다. 이후엔 테마별로 1만 원씩 쪼개 놓고, 업종 ETF나 우량 배당주를 섞어 변동성을 완화했습니다. 덕분에 한 달 뒤 4% 반등이 나왔을 때 손실분을 회복할 수 있었죠. 또 ‘종목 공부’ 대신 ‘자산배분 공부’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소수점 거래 덕분에 한 주도 못 사던 고가 주식을 0.05주 단위로 담아, 10개 종목을 5만 원 안팎으로 보유할 수 있었으니까요. 2025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돼 양도차익 5,000만 원 초과 과세 계획이 사라졌다는 점도 중장기 투자엔 긍정적이었습니다. 물론 알바비 규모가 작아 당장 세금 영향은 미미하지만, 제도 변화를 이해하고 움직여야 장기적으로 손해를 줄일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알바비 소액투자는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굴리면 생각보다 빠르게 불어난다’는 걸 몸소 체험하게 해줬습니다. 핵심은 ▲수수료를 최소화할 거래 구조 설계 ▲입금 즉시 자동 분산 투자 루틴 구축 ▲무리한 테마 몰빵 대신 ETF·우량주 혼합으로 변동성 관리입니다. 알바생에게 월 5만 원의 수익은 큰 힘이 됩니다. 다만 이벤트 조건·세제 변화·소수점 배당 처리 등은 계속 바뀌므로, ‘확실하지 않음’ 영역을 수시로 점검하며 유연하게 조정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